무릎으로 씨름한
개척자 에바브라
골로새 교회를 세운 사람은 바울이 아니라 에바브라예요. 골로새 출신인 그는 아마 에베소에서 바울에게 복음을 듣고 고향으로 돌아가 교회를 세운 것 같아요. 바울이 에베소에서 두 해 동안 가르치는 사이 "아시아에 사는 자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다 주의 말씀을 듣더라"(행 19:10)고 했는데, 에바브라가 그 열매 가운데 하나였을 거예요. 바울은 그를 "우리와 함께 종 된 사랑하는 에바브라… 그리스도의 신실한 일꾼"(1:7)이라고 불러요.
그런데 에바브라는 교회에 헛된 가르침이 들어오자 멀리 로마의 감옥까지 바울을 찾아갔어요. 그리고 어느새 그 자신도 "나와 함께 갇힌 자"가 되었어요(몬 1:23). 감옥에서 에바브라가 한 일은 기도였어요. "그가 항상 너희를 위하여 애써 기도하여"(4:12). 이 "애쓰다"는 원래 경기장에서 레슬링 선수가 씨름하는 모습을 가리키던 말이에요. 영어 agony의 뿌리이기도 해요.
에바브라는 고향 골로새만이 아니라 "라오디게아에 있는 자들과 히에라볼리에 있는 자들을 위하여"(4:13)도 수고했어요. 몸은 감옥에 있어도 무릎으로는 루커스 골짜기의 세 교회를 품고 있었던 거예요. 😄 바울의 편지는 이름을 남겼지만, 그 편지가 쓰이게 한 사람은 조용히 무릎 꿇은 개척자였어요.
※ 에바브라가 에베소에서 바울을 통해 복음을 들었다는 것은 본문을 바탕으로 한 추정이에요. "에바브라"는 빌립보서의 "에바브로디도"를 줄인 형태의 이름이지만, 두 사람은 다른 인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에요.